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? 무엇이 되고 싶은가? 어제오늘 고민이 아니다. 오래된 생각이다. 누구나 비슷한 고민을 하고 산다. 잊을 만하면 고(故) 신해철 님이 소리 지르듯 불렀던 노래, “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머야(1999년 作)”가 떠오르고, 그때마다 마음을 다잡아 보기도 한다. (참고로 가사는 ‘그 나이를 퍼 먹도록 그걸 하나 몰라! 내 전부를 걸어 보고 싶은 그런,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머야…’식이다.) 아무튼 심사숙고 끝에 어렴풋이 나의 영역을 정했다 치자. 그래서 콘텐츠도 개발하고 책도 쓰고 틈새시장을 찾아 좁은 영역에서 나만의 깃발을 꽂았다 치자. 당신은 명함을 파고, 그 위에 뭐라고 쓸지 한참을 고민할 것이다. 직장에 있을 때 보다 초라해진 타이틀을 보충하기 위해 10년 전 다녔던 MBA 졸업 사실도 적어 넣을 것이다. 그리고 나만의 직업을 차별화하는데 온 힘을 기울일 것이다. 국내 1호 수면 컨설턴트, 스타트업 세일즈 코치, 과학전문 기자, 애완동물 전문 포토그래퍼 등등… 

그런데 여기서 잠시 멈추어야 한다. 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이 있기 때문이다. 잠시 멈추고 생각해 볼 게 있다. 비전을 생각하는 건 좋지만, 우리에겐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점. 그건 바로 돈을 버는 것이다! 내가 하고 싶은 것이나 되고 싶은 것은 돈을 번 다음의 문제다. 우리는 애들이 아니다. 내가 어떤 타이틀을 갖는가에 대해서는 그나마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지만 돈 버는 건 그렇지 않다.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. 독립을 하게 되면 퇴직금과 실업 급여 정도에 기댈 수 있을 텐데, 탈탈 털어봐야 기껏 1년 정도밖에 버틸 수 없을 것이다. 부양가족이 있는 사람은 6개월도 못 넘긴다. 그러므로 독립은 장난이 아니다. 회사를 다닐 때는 끝없는 일과 꼴 보기 싫은 인간들 때문에 토할 것 같지만, 그래도 돈은 번다. 이유는? 회사는 일 년 내내 돈 벌 생각만 하기 때문이다. 반면에 독립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지나치게 타이틀에 목매다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. 남들에게 보이는 것들, 뭐 그런 거 말이다. 

늘 수요과 공급의 미스매치를 조심해야 한다. 즉 내가 정한 전문 영역과 서비스가 과연 사람들이 원하는 게 맞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. 가령 세일즈 컨설턴트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치자. 내가 그리는 그림은 이럴 것이다. 적어도 6개월 이상 클라이언트를 맡아 주 1회씩 방문 미팅을 하면서 세일즈 프로세스를 잡아주고 경영 성과를 점검해 주는 일. 그러니까 월 300만 원씩 해서 총 1천8백만 원짜리 프로젝트를 맡고 싶을 것이다. 그런데 한 번 생각해 보자. 컨설팅 경력이 일천한 1인 기업에게 그런 컨설팅을 의뢰하는 기업이 과연 많을까? 그건 시간이 좀 지나서 바랄 일이다. 클라이언트로부터 의뢰가 올 때까지 전화기만 쳐다보고 있을 것인가? 그럴 순 없다. 다른 방법으로 일단 수익을 창출해야 할 것이다. 강의를 해 보는 건 어떨까? 컨설팅 수요보다는 강의 수요가 훨씬 많으니까. 나 자신을 수준 높은 컨설턴트로 브랜딩 하는 것은 얼마든지 좋지만, 당장 강의 의뢰가 더 많이 들어온다면 ‘강사’로서 활동하는 것이 결코 흠이 되지 않는다. 어차피 내 강의에 만족한 사람은 컨설팅 의뢰까지 할지도 모르고, 그 둘은 서로 연결이 되어 있지 피해야 할 일은 아니다. 

언제나 수요를 우선시 하자. 현금의 흐름을 중요시 하자. 사람들이 원하는 것(수요)과 현금의 흐름을 보고 그쪽으로 가자. 돈을 벌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바라는 일을 해 주어야 한다.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한다. 공간 디자이너라면 유명 패션쇼 무대 디자인이나 백화점 로비 성탄절 인테리어 프로젝트를 맡아 실력을 발휘하고 싶을 것이다. 하지만 처음에는 구청으로부터 의뢰 받아 횡단보도 앞 그늘막부터 설치해야 할지 모른다. 커뮤니케이션 스피치 전문가라면 기업 현장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코칭하고 싶을 것이다. 하지만 처음에는 입시 면접 잘 보는 법 강의부터 해야 할지 모른다. 내가 바라는 일과 사람들이 바라는 일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자. 다르다면 사람들이 바라는 일이 우선이다. 내가 바라는 건 잠시 양보해야 한다. 그래야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.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늘 점검하자. 일단 생존해야 한다. 그래야 큰 그림도 그릴 수가 있다. 시장의 수요가 먼저다. 나의 욕망은 나중에 챙겨야 한다. / 스타트업세일즈연구소 유장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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